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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91% "진보·보수 갈등 가장 심각"… 계엄 겪으며 정치권 불신 극대화 [2024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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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대다수는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집단 갈등 가운데 보수·진보 진영의 이념 대립을 가장 심각하게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와 한국리서치가 전국 1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발표한 '2024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4개 갈등 유형별로 심각성을 평가해보니 '진보와 보수 세력 간 갈등(이념 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이 91.3%로 가장 높았다. 첫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80%대에 머물렀던 이념 대립은 이번에 처음 90%를 넘어섰다.



이번 조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불법 계엄' 이후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엄과 탄핵 정국을 둘러싼 진영 간 갈등이 깊어지며 국민들이 느끼는 당혹감, 불신도 극대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로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 남발과 입법 폭주'를 내세우고, 지난달 7일엔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론을 따르겠다"며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는 등 탄핵 정국 아래 분열된 사회 모습이 국민 인식에 투영됐다는 분석이다.


지역 갈등의 심각성 역시 더 높아졌다. '영·호남 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66.8%로 지난해(58.7%)보다 8.1%포인트 뛰어 14개 유형의 집단 갈등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조사에선 부동산 폭등, 서울 중심의 국토 발전 등 지역 불균형을 기반으로 한 수도권·지방(65.3%) 갈등이 영·호남 갈등을 앞섰으나, 올해 역전됐다. 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은 "비상계엄 이전까지 지역 정치색 갈등보단 지방 소멸 위기가 더 심각했다면, 탄핵 정국 속 정당 간 갈등이 두드러져 지역 정치색에 대한 국민 인식에도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28.2%로 심각도가 낮은 편이었던 젠더 갈등은 49.0%로 10년 만에 두 배가량 높아졌다. 올해만 해도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성범죄,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논란 등으로 불붙은 남녀 갈등은 탄핵 국면에 접어들며 더 심화됐다. 실제 국회 앞에서 꾸준히 진행됐던 탄핵 촉구 응원봉 집회 땐 2030 여성의 참여가 두드러졌고 지난 19일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벌인 서부지법 난입 폭력 사태 가담자의 절반 이상은 2030 남성으로 드러나는 등 남녀 분열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이 밖에 빈부갈등(88.9%→75.6%)과 노사갈등(84.6%→74.6%)에 대한 심각성 인식은 10년 새 하락했으나, 14개 유형 중 '이념 갈등' 다음으로 높았다. 여전히 봉합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사회에 만연한 집단 갈등 해소를 위해 응답자의 83.5%는 "언론의 공정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해법을 내놨다. 정치적으로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열망도 높았다. 양당제를 부추기는 소선거구제 등 "선거제 개편이 시급하다"와 "1987년 이후 지속된 5년 단임 대통령제 등 개헌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각각 78.9%, 63.5%에 달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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